연암 박지원은 천근의 활을 당기듯, 신중하게 글쓰기를 하라고 하였다. 책은 제대로된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담고 있다. 다산의 독서와 연암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제대로된 글쓰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중심인 다산과 연암의 글 뿐 아니라 이규보, 이익, 정조, 박제가, 이건창까지 여러 학자들이 말하는 독서와 글쓰기 방법에 관련된 글들을 수록하였다.
논(論)/해(解)
01 | 마음 갖기
제1계 소단적치(騷壇赤幟) 글자는 병사요, 뜻은 장수, 제목은 적국이다
제2계 미자권징(美刺勸懲) 흰 바탕이라야 그림을 그린다
02 | 사물 보기
제3계 오동누습(吾東陋習) 우리나라의 제일 나쁘고 더러운 버릇을 버려라
제4계 이물견물(以物遣物) 닭 치는 일 글로 풀어내라
제5계 사이비사(似而非似) 산수와 그림을 제대로 보아라
제6계 혈유규지(穴?窺之) 창구멍을 뚫고 보아라
제7계 광휘일신(光輝日新) 빛은 날마다 새롭다
03 | 책 읽기
제8계 선립근기(先立根基) 먼저 바탕부터 세워라
제9계 이여관지(以余觀之) 내 뜻으로 읽어내라
제10계 선명고훈(先明?訓) 먼저 글자 뜻부터 밝혀라
제11계 영양괘각(羚羊掛角) 영양이 훌쩍 뛰어 나뭇가지에 뿔 걸다
제12계 관서여상(觀書如相) 관상 보듯 글을 보라
제13계 여담자미(如啖蔗味) 글맛이 사탕수수 맛이다
제14계 문장여화(文章如畵) 글은 그림이다
제15계 춘화도법(春花圖法) 사랑은 방 안에 있다
제16계 성색정경(聲色情境) 글은 소리, 빛깔, 마음, 뜻이다
제17계 일세일장(一歲一章) 한 해는 한 악장이다
04 | 생각하기
제18계 언외지의(言外之意) 글 밖에 뜻이 있다
제19계 박문강기(博聞强記) 널리 듣고 잘 기억함만으론 안 된다
제20계 창오적오(蒼烏赤烏) 푸른 까마귀라 해도 붉은 까마귀라 해도 좋다
제21계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갈마들어?생각하라
제22계 시비지중(是非之中) 옳고 그른 한가운데를 꿰뚫어라
제23계 촉전지영(燭前之影) 촛불 켜놓고 그림자를 보라
05 | 내 글쓰기
제24계 문이사의(文以寫意) 글이란 뜻을 나타내면 그만이다
제25계 인정물태(人情物態) 사람 사는 세상을 써라
제26계 범유육선(凡有六線) 무릇 여섯 가지 선법이 있다
제27계 정취위일(精聚爲一) 정기를 뭉쳐 하나로 만들어라
제28계 창출신의(創出新意) 새로운 말을 만들어라
제29계 비유유기(譬喩遊騎) 유격의 기병인 비유를 활용하라
제30계 경동비서(驚東備西) 이 말 하기 위해 저 말 하라
제31계 진절정리(眞切情理) 세세하게 묘사하라
제32계 시엽투앙(?葉投?) 감나무 잎에 글을 써 항아리에 넣어라
제33계 환기수경(換器殊境) 그릇 바꾸고 환경 달리하라
제34계 원피증차(援彼證此) 저것 끌어와 이것 증거하라
제35계 법고창신(法古創新) 옛법 본받아 새법 만들어라
제36계 보파시장(補破詩匠) 글땜장이 되라
제37계 환타본분(還他本分) 자기 본분으로 돌아가라
나가며_ 쇠똥구리가 여룡 구슬 얻은들 어디에 쓰랴
부(附)
글 읽기 10계명
글쓰기 세 걸음
글쓰기 12계명
글쓰기에 관한 책들
마무리하며
천근의 활을 당기듯, 신중하게 글쓰기를 하라
제대로된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고전에서 배우다
읽고 쓰는 즐거움을 고전으로부터 배우다
제대로된 글쓰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는 책으로 다산의 독서와 연암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여러 고전들을 중심으로 글쓰기 방법을 설계해 놓았다. 다산은 맹목적 독서를 지양하였으며, 독서하는 데 먼저 그 바탕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독서를 통하여 글 쓰려는 자 안목 넓어진다”는 줄기를 중심으로 다산의 독서법뿐만 아니라 조선학자들의 독서에 대한 방법을 일화와 함께 제시하였다. 연암은 평소 글을 쓸 때 천근의 활을 당기듯 신중하게 글쓰기를 했다고 한다. 저자 역시 글쓰기는 ‘마음으로 쓰는 것’으로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산과 연암의 글들뿐 아니라, 여러 학자들이 말하는 독서와 글쓰기 방법에 관련된 글들을 수록하여 제대로된 글쓰기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부록 부분에 글쓰기 관련 책들을 수록하여 참고할 만한 책들을 추천하였다.
1
이 책은 마음 갖기(심론, 心論), 사물 보기(관론, 觀論), 책 읽기(독론, 讀論), 생각하기(사론, 思論), 내 글쓰기(서론, 書論)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글쓰기는 마음 자세로부터 시작해서 마음 자세가 갖춰진 뒤 사물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고, 사물을 관찰할 수 있어야만 책을 제대로 읽으며, 책을 읽을 줄 알아야만 제대로 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만 비로소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각 장(론, 論)은 다시 계(計)로 세분되었다. ‘론’이 방법이라면 ‘계’는 ‘론’을 구성하는 구체적 갈래이다. 1계에서 37계는 글쓰기의 처음부터 끝을 염두하고 구성하였으나, 필요에 의해 자유롭게 뽑아 읽어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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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첫째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것, 둘째 이를 머리에서 정리하는 것, 셋째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는 글쓰는 방법을 기능적으로 적용하면 되는 쉬운 문제이다. 그러나 기술적 방법만이 들어 갔기 때문에, 잠시 상대의 눈길을 끌 뿐이라 내용은 없는 글이 되기 쉽다. 진정성 있는 글을 위해서는 ‘마음으로 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이는 간단한 문제의식만 있으면 가능하다. ‘글은 왜 쓰는가?’이다. 문제의식 없는 글은 제 아무리 문장이 훌륭하고 주제가 좋아도 결국 텅 빈 책이 되어버린다. 즉 글쓰기 첫 단계 ‘마음 갖기’ 토대가 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이란, 진실한 사상이나 신념, 정열인 욕구 표현
고심참담한 마음으로 깊이깊이 들여다봐라! 주제는 그곳에 이미 있다. 글감은 자신 주변에 널려 있다.
“문학이란 반드시 사실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되, 비록 그 무엇을 가설적으로 상상한 것이라도 그것이 과연 복받치는 정열의 표현이고 보면 훌륭한 작품이 된다.” 는 「고전의 삼폐」에서 이렇게 말한다. 주제를 세웠으면 가람 말처럼 정열로 쓰면 된다. 심장 뛰고 가슴 두근거리고 숨이 턱 막히는 글 쓰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온 정성 다해 쓰면 된다는 말이다. ―내 글쓰기, 제27계 ‘정취위일’ 148쪽에서
간호윤
문학박사·고전독작가.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 경기 화성, 물이 많아 이름한 ‘흥천’(興泉) 생이다. 예닐곱 살 때부터 명심보감을 끼고 두메산골 논둑을 걸어 큰할아버지께 갔다. 큰할아버지처럼 한자를 줄줄 읽는 꿈을 꾸었다. 12살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 꿈은 국어선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지금은 인하대학교와 서울교육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배우고 있다.
고전을 가르치고 배우며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평생 갈 길로 삼는다. 그의 저서들은 특히 고전의 현대화에 잇대고 있다. 『한국 고소설 비평연구』(경인문화사, 2002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기인기사』(푸른역사, 2008),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김영사, 2010),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조율, 2012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 때』(새문사, 2014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연암 박지원 소설집』(새물결플러스, 2016), 『아! 나는 조선인이다』(새물결플러스, 2017), 『욕망의 발견』(소명출판, 2018), 『연암 평전』(소명출판, 2019) 등 저서 모두 직간접적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합주를 꾀한 글들이다.
연암 선생이 그렇게 싫어한 사이비 향원(鄕愿)은 아니 되겠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