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역자/편자 | 마쓰다도키코회 편 / 김정훈 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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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11.25 | ||
ISBN | 9791159054754 | ||
쪽수 | 216 | ||
판형 | 188*257 | ||
가격 | 18,000원 |
1905년 일본에서 태어나 99세 나이로 눈을 감을 때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일본 인권 운동에 몸을 바쳐 투신한 마쓰다 도키코의 생애를 기록한 사진집이다. 마쓰다 도키코는 일본 내부의 모순과 투쟁했을 뿐 아니라 식민 강점기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 및 강제징용 조선·중국인 학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대중에게 ‘마쓰다 도키코’라는 이름은 아직 낯설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 마쓰다 도키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나아가 국적과 성별을 넘어 평등을 이루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를 이어받기 위해 기획되었다. 사진을 풍부하게 게재하여 마쓰다 도키코의 성장과정과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총체적인 인물상과 일생을 느끼는 동시에, 일본 노동운동이 걸어온 역사를 다양한 자료, 진술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제1장 아키타의 광산에서 출생
고향 아라카와 광산 / 다이세이보통고등초등학교에 입학 / 은사들
제2장 사회와 문학에 눈떠
아키타여자사범학교 입학 / 오빠 만주 / 모교의 교사로 /
제3장 탄압 상황의 도쿄로
오누마 와타루와 결혼 / 3·15대탄압 속에서 집필–1928년 / 엔솔로지에 수록된 시 / 「젖을 팔다」를 발표 / 이즈오시마의 초등학교에서 대리 교원으로 / 『여인예술』의 <전여성진출행진곡>에 입선 / 일본프롤레타리아작가동맹에 가입
제4장 프롤레타리아문학 운동 속에서
탁아소에 어린애들을 맡겨 / 본격적인 집필활동의 개시 / 「어떤 전선」과 『여성의 고통』 / 다키지를 증언하다 / 야마다 세자부로의 장행회 / 작가동맹의 해산 후
제5장 전시하의 저항과 사생활의 혼돈
시집 『참을성 강한 자에게』 발매금지처분 / 일하는 여성들 / 오사리자와 댐 붕괴 현장으로 / 전시 국면의 확대 상황에서 / 부부의 균열과 재결합 / 도쿄 야마노테, 공습으로 재해 / 8월 15일 패전 / 전쟁 전의 출판
제6장 전후의 투쟁과 문학
전쟁 후의 재발견 / 식량 메이데이에서 / 2·1파업 전후에 / 총선거에서 아키타 2구에서 입후보 / 권력의 음모와 투쟁하다 / 지역에서의 ‘구원회’ 활동 / 하나오카 사건에 착수 / 남편의 결핵 발병
제7장 60년 안보로부터 ‘오린 3부작’으로
안보투쟁·평화를 위한 기원 / 『오린 구전』 발표와 수상, 무대화 / 아라카와 광산 터로 / 취재에서 / 잇따른 출판
제8장 펜을 휘두르고 발로 뛰고
다이세이초등학교 터에 『오린 구전』 문학비 건립 / 나의 자서전 방영 등 / 가스폭발 사고현장 유바리로 / 국회 방청 / ‘도쿄전력 투쟁의 어머니’로서 / 미우라 가쓰미 내방 / 도요타마형무소 견학 / 흙에 듣는다… / 팔순 기념 / 아라카와 광산 무연고 묘지에 참배 / 일본모친대회 / 각종 지면에 등장 / 남편 오누마 와타루 사망 / 쇼와가 막을 내려 / 진폐소송 지원 / 이시카와지마하리마石播(IHI)중공업의 투쟁 동료와
제9장 차세대에게 전하는 회상의 인물들
대담·대화도 즐거워 / 『여인예술』의 사람들 / 다키지 문학비 건립을 기념해 / 시마자키 고마코 에 대해서 /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행동하고 쓰고 / 아키타에 마쓰다 도키코 문학기념실 개설
제10장 종언 / 끝없는 생명력
2004년·99세 사후의 계승 활동 /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간행 개시 / 백수를 축하하다 / 마지막 선거전 / ‘마쓰다도키코회’ 발족 / 최후의 언어 / 눈 속의 고별 / 마쓰다 도키코를 얘기하는 모임 / 교와의 광산과 마쓰다 도키코 문학을 전하는 모임
마쓰다 도키코 간략연보
후기
사진제공·협력자
옮긴이의 말을 대신하여
마쓰다 도키코를 증언한다
패전 다음해에 만나 / 우에다 고이치로(上田耕一郎)
마쓰카와의 투쟁과 마쓰다 도키코 씨 / 오쓰카 가즈오(大塚一男)
‘얘기하는 모임’에서의 발언에서 / 혼다 노보루(本田昇)
일본의 구원운동과 마쓰다 도키코 씨 / 야마다 젠지로(山田善二)
하나오카 사건과 마쓰다 도키코 씨 / 도가시 야스오(富康雄)
도쿄전력의 사상차별 문제와 마쓰다 도키코 씨 / 스즈키 쇼지(鈴木章治)
‘얘기하는 모임’에서의 발언에서 / 다니구치 에이코(谷口子)
마쓰다 도키코 씨의 「행복론」 / 나가이 기요시(長井潔)
작가, 여성, 투쟁가 마쓰다 도키코
마쓰다 도키코는 1904년 일본 아키타현 아라카와 광산에서 나고 자랐다. 가난한 노동 계급의 딸로서 어릴 때부터 가혹한 노동 환경에 처한 부모를 보고 자랐고, 20세가 되자 도쿄에 상경해 노동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삼엄한 경찰의 탄압 속에서도 그녀는 노동계급의 의식을 일깨우고 뜻을 모으는 시와 소설을 펴냈다. 당시 노동운동을 억압하던 권력 기관의 음해로 무고하게 사형선고를 받은 노동자들을 위해 미타카 사건, 마쓰카와 사건을 세상에 알리며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활동하였다. 1960년대, 어머니 스에를 모델로 삼아 메이지 자본주의 발전기의 광산 노동자 생활 실태와 그 개혁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그린 장편 소설 『오린 구전』이 반향을 불러일으켜, 이후 TV드라마를 비롯 다양한 각본으로 각색되고 제1회 ‘다키코·유리코상’을 받아 본격적으로 ‘민주주의 문학’ 작가로서 인정받게 되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파병 반대, 진폐근절운동에 앞장서고 정력적으로 강연을 하며 뜻을 알린 마쓰다 도키코의 삶은 그 자체로 일본 인권투쟁의 역사가 마디 마디에 새겨져 있다.
“문학이란 참으로 삶 그 자체를 의미할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 때문에 살까요? 인간이란 본래 어떠한 존재일까요? 인간으로서의 삶이 주어졌으니 살고 싶다는 그러한 의미일까요? 미쓰비시 광산에서는 훌륭한 사람과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하늘의 자연법칙처럼 존재해요. 어째서 그것이 하늘의 자연일까? 왜일까? 이상하다는 그런 의문이 문학을 향하죠.”
하나오카 사건
마쓰다 도키코가 한국에 알려지게 된 ‘하나오카 사건’은 ‘나나쓰다테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나나쓰다테 사건이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하나오카 광산으로 강제징용당했던 조선인 노동자 11명이 하나오카강 함몰로 인하여 일본인 노동자 11명과 함께 생매장당했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갱도에서 생존 신호를 보내며 구출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갱내 폐습작업을 실시했던 일본제국주의 기업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알게 되고, 마쓰다 도키코는 누구보다 앞장서 그 진상을 규명하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에 대한 기록을 르포 형식의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김정훈 역, 소명출판)으로 펴냈다. 가해지는 차별에 마쓰다 도키코는 국적을 초월해 분노하며 일본제국주의를 격렬히 비판하고 반전, 평화, 평등 운동에 매진하였다.
최근에는 마쓰다 도키코를 1950년 조선인과 중국인 피해현장 탐방 길로 안내한 김일수에 관한 기록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마쓰다 도키코 연구자이며 이 책의 역자인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김일수의 동료인 이우봉 ‘재일 1세가 증언한다’라는 희귀본을 공개해 마쓰다 도키코가 김일수와 연대해 조선인 희생자의 진상규명 활동을 전개했으며 중국인 희생자 유골수습과 중국송환 운동에 앞장선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마쓰다 도키코와 김일수, 한중일 노동자가 중국인 유골수습과 중국송환을 위해 깊이 연대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해방 직전과 직후 일본 내지에서 한중일 삼국, 즉 동아시아 서민연대가 이루어진 실례로서 역사적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하나오카 사건 전후에 조선인들이 일본인 노동자들을 이끌며 전개한 독특한 운동의 선봉에 마쓰다 도키코와 김일수(하나오카 자유노조 위원장)가 손을 맞잡고 협력했다는 점은 대단히 상징적이며, 일본 전후사에 있어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마쓰다 도키코는 세상을 뜨기 2년 전에도 「어느 갱도에서」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나나쓰다테 사건의 조선인 희생자를 애도하고 일본제국주의와 전범기업의 만행을 고발했다. 일본 프롤레타리아 작가 중에서 일제강점기의 조선인 희생에 대한 성찰과 애정의 깊이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하나오카 사건은 화해에 의해 일단락되었다. 마쓰다 도키코가 평생에 걸쳐 세상에 고발하고 재발 방지를 외친 이 사건은 일제강점기 강제연행, 강제징용 사건 중, 동아시아 노동자 연대의 실상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금의 관점에서도 한일 배상과 화해의 근거가 되는 대단히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하나오카 사건의 계기를 불러온 나나쓰다테 사건에는 조선인 피해가 은폐되어 있으며, 아직 미해결의 상태이니 현재진행중이라 볼 수밖에 없다. 징용피해자 배상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현시점에서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마쓰다 도키코는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에서 조선인 피해자의 유골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한때 그런 분위기에 기대도 더러 했으나 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나쓰다테 사건은 조선인 징용피해 중에서 생매장으로 이어진 대단히 참혹하고 상징적이고 중대한 피해이다. 마쓰다 도키코가 위령비 건립을 외치고, 전쟁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일본 스스로는 성찰해야 하며 역사적 교육을 그렇게 강조했으나 현실은 아직 요원할 것이다.
무관심과 ‘쿨병’을 넘어서
평생을 인권운동에 투신했던 마쓰다 도키코는 2004년 99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일본에서는 ‘마쓰다도키코회’를 결성하여 매년 그녀를 기리는 모임을 가지며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마쓰다도키코회’에서 발간하여 마쓰다 도키코의 일생을 기록하는 한편, 그녀가 투신한 운동과 사회현상에 대한 풍부한 자료와 설명으로 일본 인권운동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의 문제, 정신의 문제겠죠. 그러므로 아무래도 넘쳐흘러요.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집니다. 괴로워지니까요.”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투쟁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차별과 억압이 있는 곳이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자기 일처럼 소리를 높였던 마쓰다 도키코는 전소(全燒)된 삶이 품는 위엄과 아름다움을 증명한다. 냉소와 체념이 팽배한 시대, ‘이런다고 뭐가 바뀔까’ 생각하며 부조리한 현실에 순응하는 법을 익히게 되는 우리 시대 독자들에게 마쓰다 도키코의 삶은 꺼지지 않은 횃불처럼 용기를 줄 것이다.
김정훈
일본 간세이가쿠인대학교 문학박사.
주오대학교 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현 전남과학대 교수(1993~ ).
일제 강점기의 조선관련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일본근대문학(나쓰메 소세키 등) 연구.
저서로 《소세키와 조선》,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이 있으며,
역서로 《나의 개인주의 외》, 《명암》,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문병란 시집 직녀에게.1980년 5월 광주》(공역), 《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 길》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