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조선춤의 지속과 변용』은 근대 시기에 전개된 한국춤의 큰 두 줄기인 전통춤과 신무용의 양상에 대해 다루었다. 조선조로부터 이어지는 전통춤과 1930년대 이후 등장한 새로운 양식의 신무용을 ‘조선춤의 지속’이라는 견지에서 바라보았으며, 근대로의 이행이 연행의 주체인 공연자들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춤이 변화된 양상을 좀 더 유관적이고 유기적으로 들여다볼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저자는 공연자들의 활동 공간과 제도 변화에 주목하였고, 이 변화와 춤 변모의 영향관계에 대해 주시하였다. 또한 조선춤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연자, 교수자, 공연 및 학습 공간, 제도 등의 변화와 담론들이 실제 춤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살펴보았다.
특히 외래 춤의 양식을 기반으로 새롭게 창작된 조선풍의 춤인 신무용이 당시 조선춤의 하나로 평가받고 담론의 대상이 되며 부흥된 배경을, 춤을 통해 조선적인 것 또는 조선의 고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 보았다. 1930년대 이후 새로운 양식의 조선춤이 등장하고 지속된 배경에는 조선예술(조선의 고전 및 향토예술, 또는 이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 속에서 조선의 정조를 발견하고자 했던 지식인들의 요구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본 것이다.
저자는 한국춤의 ‘원형’을 밝혀내는 데 있기보다 ‘왜 지속되었는가’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한다. 정치․경제․사회․이데올로기적 지형이 모두 변화된 시기에 여전히 과거의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면 거기에는 그것을 지속시키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작용하고 있거나 제도적 장치가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었다. 근대 초기에는 전통춤의 전개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1장부터 4장까지는 전통예인들의 춤 활동으로 채워져 있다. 근대극장 전속 공연자들의 춤 행보와 기생 신분 변동, 삼패의 춤 활동, 서울지역 기생의 요리점 활동 양상, 20세기 초 <살풀이춤>의 전파 양상 및 관계망을 다루었다. 5장부터 7장까지는 1930년대 이후 등장한 조선무용의 부흥 현상과 최승희 신무용의 양식적 특성과 한성준의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작품에 나타난 탈맥락화와 탈지역성에 대해 논하였다. 또한 부록으로 『조선미인보감』와 「예단일백인」에 수록된 춤 보유 기생 일람을 수록하여 당대 기생들의 얼굴과 이름, 나이, 기타 기예 등의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책머리에 3
제1장 근대극장 전속 공연자들의 춤 행보 13
1. 왕립극장 희대와 협률사 및 원각사의 공연 13
2. 사설극장의 전속 공연자들과 공연 양상 17
제2장 기생의 신분 변동과 삼패의 춤 활동 31
1. 기생의 신분 및 활동의 변모 31
2. 삼패의 춤 활동과 갑종기생 신분 획득 43
제3장 서울지역 기생의 요리점 활동과 춤 양상 61
1. 일본 요리점의 이입과 기생의 활동 방식 62
2. 기생조합의 등장과 무부기의 요리점 활동 67
3. 요리점에서 연행된 기생춤의 특성 78
4. 지방 요리점에서 연행된 방중무의 일면 93
제4장 20세기 전반기 <살풀이춤>의 전개 양상 97
1. 1910년대까지 <살풀이춤>의 전개 양상 99
2. 1930∼1940년대 전라도와 경상도의 <살풀이춤> 전승 양상 107
3. 서울 및 기타 지역의 <살풀이춤>과 남도음악 단체의 <살풀이춤> 120
4. 현행 <살풀이춤> 재고 128
제5장 ‘조선무용진흥론’의 등장과 조선춤 인식의 긍정적 전환 133
1. ‘조선무용진흥론’의 등장과 새로운 조선무용가들의 활동 133
2. 기생춤에 대한 긍정적 인식 144
3. 1930년대 이후 권번의 조선춤 학습 실태 147
제6장 최승희 신무용의 양식적 특성 159
1. 이시이 바쿠의 무용시 개념 160
2. 동작을 통해 본 양식적 특성 167
3. 내용과 안무를 통해 본 양식적 특성 185
4. 최승희 신무용의 시대성 198
제7장 한성준의 조선춤 작품에 나타난 탈지역성과 탈맥락화 양상 205
1. 세습예인 출신 한성준의 근대 과도기적 활동 206
2. 조선음악무용연구회의 작품에 내재한 조선춤의 탈지역성 211
3. 전통춤 담론을 바탕으로 한 탈맥락적 작품화 218
4. 한성준 조선춤의 시대성 226
참고문헌 229
초출일람 235
부록 1 『조선미인보감』 수록 춤 보유 기생 일람 2392 「예단일백인」 수록 춤 보유 기생 일람 304
찾아보기 311
이정노(李晶魯, LEE JEUNGRO)
서울 출생. 리틀엔젤스예술단을 수료하고 선화예고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2007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석박사통합과정 민속학전공으로 입학하여 2014년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예술사 구술채록연구 시리즈 최선(2009), 한순옥(2009), 김영희(2009)를 채록했으며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의 역사성 형성 배경과 정착 과정에 대한 연구」(2010), 「조선 태조조 당악정재의 지속과 변화에 관한 의미 연구」(2016),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를 통해 본 교방춤의 민속화 현상 연구-무형문화재제도의 연계성과 교방춤의 맥락변화를 중심으로」(2018) 등의 논문이 있다. 근현대 한국춤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민속문화를 기반으로 한 전통춤의 전개에 대해서도 천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