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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세계의 형성
근대 일본의 문화사 1:19세기 세계 1
저자 사카이 나오키 외 역자/편자 허보윤·남효진·한윤아·이현희·강현정·김연숙·전미경
발행일 2019.4.20
ISBN 9791159050015
쪽수 358
판형 신국판 양장
가격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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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근대’란 무엇인가?

일본 인문학 서적의 큰 기둥, 이와나미쇼텐의 야심작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 제1권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탈근대의 시대, ‘근대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자 기획된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서 이 책은 근대를 묻는 방식 자체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근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근대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추적함으로써 근대를 통해 구성된 우리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되돌아본다. 우리는 근대라는 시공간적인 제약 조건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오며, 아무런 의심 없이 그 세계관을 본질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국가론 즉 내셔널리즘을 거론한다. 민족·국가는 물론 동양과 서양 나아가 인종에 이르는 개념들이 기획된 혹은 상상된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은 이미 익숙하다. 그러나 이 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러한 개념이 구현된 구체적 맥락을 꼼꼼히 살핌으로써 그것이 근대에서 전근대로의 일방적인 유출이 아니라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이러한 관점은 시리즈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 

근대적 가치관이 가진 문제점과 한계를 논의하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는 그러한 근대의 문제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면서도, 근대가 가진 가능성 또한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이 시리즈가 가진 미덕은 근대에 대한 고찰이 곧 우리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탐색하는 일임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근대, 공재성에 대하여

이 책의 총설에서 사카이 나오키는 근대를 세 가지로 정의한다. 우선 그것은 연대기적 시대를 초월하며, 둘째, 오늘날 우리 세계관을 제약하는 틀이며, 셋째, 인종·민족·국민이라는 민족-언어통일체를 만들어낸 과정이다. 이렇게 보면, 근대는 인류의 긴 역사 중 어떤 시기에 등장하여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어떤 사고 체계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발전사관의 바탕에 깔린 근대와 전근대, 서양과 비서양의 구분은 본질적이라기보다 상대적이다. 

인종·민족·국민이라는 근대적 관념을 통해 사람의 정체성을 파악하지 않는, 다른 가능성이 있을까? 사카이 나오키는 “개인적인 관계로 형성된 정체성”에 따라 사람을 자리매김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개인적인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바로 “같은 시간을 사는 것”, 즉 공재성의 과정이다. 그러한 공재성의 경험들이 제거된 채, 근대의 관점에서 재편성된 역사와 학문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요지이다. 


더 넓은 인문학을 향한 새로운 시도

이 책이 보여주는 근대는 일방향의 단선적인 기획이라고 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이질적인 상호작용이다. 그러한 복잡성을 모두 제거한 채 단순한 발전사관으로 근대를 바라보는 일은 학문계에서 이미 과거의 것이 되었다. 그러나 근대를 다시 묻고 다시 들여다봄으로써 그 복잡성 안에 내재된 가능성과 한계를 발견해보려는 시도는 그리 흔치 않다.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는 그러한 시도를 실행하기 위해 최적의 연구서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이 시리즈가 감행한 또 하나의 도전은, 바로 근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 여러 학문 분야 학자들의 영역횡단적 결과물을 모아 함께 출간했다는 사실이다. 학문 분야 간에 벽이 높은 일본에서는 매우 드문, 거의 최초라 할 만한 일이라고 이와나미쇼텐에서는 자부심을 담아 소개한다.

역자 서문


총설 / 근대와 세계의 구상


제1부 / 근대란 무엇인가

네이션과 상상력

다른 시간, 근대


제2부 / 근대세계의 성립

새로운 ‘아시아 상상’의 역사적 조건

문학이라는 제도와 식민지주의

팽창하는 황국·개화하는 황국

‘여자’의 규범과 일탈


저자 주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종래 의미의 ‘근대사’도 ‘문화사’도 아니다. 각각의 학문 분야에서 탈영역적인 질문을 던지고 경계를 초월하여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의 지평을 창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문화’라는 창을 통하여 근대 일본을 재검토할 것이다. 근대 일본의 문화를, 끝없는 항쟁과 조정(調整), 전략과 전술의 충돌과 교차 속에서 경계가 계속 변화하는 영역,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그래서 동적인 매력을 가진 영역으로 보고자 한다. 근대 일본의 역사는 과거 사건들의 집적이나 현재의 시점에서 재구성된 서사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것과 과거를 재정의하는 것 사이를 계속 왕복하고 횡단하는 운동이다.

―본문 4쪽에서



나의 아이들에게 <파리의 지붕 밑>은 조부모 세대의 기억과 결부되어 있고, 사이먼 앤 가펑클의 <스카보로 페어>는 부모 즉 내 세대의 기억과 결부된 것이다. 나의 부모에게 <황성의 달(荒城の月)>은 그들의 부모 세대와 결부되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는 또……라는 식으로, 친족이나 공동체의 계승 질서와 함께 과거의 현상이 정리되어 기억의 지도 위에 자리매김된다. 우리 모두는 세대를 포함한 이 같은 계보를 가진 연대기에 따라 과거의 일들을 정리한다. 거기에 보태 서력(西曆) 그리고 천황력의 연호가 있다. 과거의 사건은 이러한 연대기적인 질서나 계보의 계열 속에 질서를 부여받아 배치된다. 따라서 조부모 세대의 사건으로 기억되는 현상을 만나면 ‘오래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현재 유행 중인 선율을 들으면 ‘새롭다’고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의 교체 혹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유행을 제어하는 연대기적 질서 안에 ‘전근대적’이라는 판단의 근거는 전혀 없다. 세대가 이동하고 연호가 바뀌는 것 안에서 근대 이전과 근대 사이의 낙차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후지와라 사다이에(藤原定家)가 이미 13세기에 <근대수가(近代秀歌)>를 썼듯이, 근대라는 말을 단순히 현재에 가까운 시기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본문 25쪽에서

저자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코넬대학교 교수

디페쉬 차크라바티Dipesh Charkrabarty|시카고대학교 교수

피터 오스본Peter Osborne|킹스턴대학교 교수

왕 후이汪暉|칭화대학교 중문학과 교수, 인문사회과학고등연구소 소장

가우리 비스와나탄Gauri Viswanathan|컬럼비아대학교 교수

하가 쇼지羽賀祥二|나고야대학 교수

요코타 후유히코橫田冬彦|교토대학 교수


역자

허보윤許寶允, Boyoon Her|현대공예이론 전공

남효진南孝臻, Hyojin Nam|일본학 전공

한윤아韓允娥, Yoonah Han|동아시아영화·영상이론 전공

이현희李炫熹, Hyunhee Lee|일본 근대문학 전공

강현정姜現正, Hyunjung Kang|동아시아영화·영상이론 전공

김연숙金淵淑, Yeonsook Kim|한국문학 전공

전미경全美慶, Mikyung Jun|가족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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