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미덕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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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7.10 | ||
ISBN | 9791159056833 | ||
쪽수 | 255 | ||
판형 | 신국판 무선 | ||
가격 | 20,000원 |
휘슬블로어(whistleblower)란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이란 의미로, 내부고발자를 의미한다.
이 책은 내부고발자의 인터뷰를 분석하면서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 어찌 되었든 공익제보가 부정적인 고자질쯤으로 인식되면서 발생하는 제도적 어려움, 그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사회 곳곳의 관련자들의 무사유, 무능력, 방관을 통한 이해 추구에 주목한다.
저자는 제보의 도덕적 당위성을 벗어나 제보의 조사·수사·소송 과정과 조직 내 구성원들이 구체적으로 지지하고 재생산하는 불법·비리·부정의를 간과하지 않음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사소한 것처럼 인식되지만 실제 강력하게 내부고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상황을 살펴보고자 하고 있다. 또한 제보자들이 제보 과정을 어떻게 전개하고 그 속에서 어떤 인식의 변화를 갖는가도 주목한다.
저자는 2013, 2015, 2019년에 수행한 제보자들과의 인터뷰, 학술논문, 영상자료, 연극 등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15년, 2019년에 수행한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터뷰이들의 제보 내용은 재단 비리부터 시작하여 군납비리, 공무원 비리 등 폭넓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별로 내부고발(자)에 대한 개념 정의, 내부고발의 동기, 내부고발을 용이하게 만드는 조건 혹은 실패하게 만드는 조건, 비리 의혹의 조직이나 비리 행위자의 대응, 내부고발 과정을 (오랜 기간) 겪으면서 갖게 되는 긍정적·부정적 혹은 복잡한 성찰을 통한 인식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사안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장에서 특정 쟁점에 초점을 두더라도 다른 장들의 쟁점이 전제되어 있거나 배경으로 서술됨을 일러둔다. 또 각 장의 주제에 따라 인터뷰 내용이 해석되면서 한 인터뷰이가 여러 장에 중복해 등장하기도 한다.
저자는 내부고발자의 특별하거나 독특한 성격이 아니라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들여다보고, 내부고발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법률 정비 자체가 아니라 제보가 있을 때 문제제기와 부패를 지속시키는 조직 구성원들의 반응과 합리화를 염두에 두고 서술하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내부고발을 둘러싼 기존 담론, 인터뷰 서사 분석, 그리고 내부고발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음’을 설명함으로써, 내부고발이 본래 갖는 비판(critique)의 성격과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의미를 재고하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한다.
감사의 말씀 3
제1장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과 조정래의 「어떤 솔거의 죽음」 9
1. “임금님은 벌거벗었어요!” 11
2.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분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그 옷이 보이지 않는다” 21
3. 「어떤 솔거의 죽음」 23
4. 법에 대한 단상 27
5. 방법과 구성에 대하여 32
제2장 내부고발을 둘러싼 일반 서사, 배신자 대 영웅-다큐멘터리 연극 <검군전劍君傳, 후後>를 중심으로 41
1. 2013년 6월 한 인터뷰에서 43
2. 전반적인 연구 경향과 대중매체의 희생의 서사 46
3. <검군전, 후>에 나오는 일반 서사 49
연극의 줄거리 50
‘공정한 인격’이라는 호명에 관하여 57
4. 요약 67
제3장 내부고발의 근본적 특징-파레시아parrhesia, 진실 말하기 혹은 비판 71
1. 고발이라는 행위의 속성 73
2. 내부고발 개념에 대한 기존 연구 76
전반적 상황 76
개념에 대한 이해 79
3. 파레시아스트와 내부고발자 83
미셸 푸코와 파레시아 83
내부고발자 85
4. ‘신뢰성의 위계’와 지행합일의 문제 97
제4장 그들은 왜 제보하는가? 103
1. 오래된 질문 105
2. 도덕적 동기에 대하여 107
3. 여러 결의 동기와 복잡성 111
“공무원에게 부정행위 신고는 법적 의무다. 이것이 왜 내부고발인가” 111
“내가 불법에 더 이상 연루될 수 없었다, 내 일이었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 118
“부도덕과 비리가 해도 해도 너무했다”, “임계점을 넘겼다” 123
“타인의 고통을 목전에서 보았다” 130
“부끄럽고 싶지 않았다” 134
4. 요약 142
제5장 내부고발에 대한 조직의 부정적 대응, 그리고 가려진 행위자들-근본적 불신, 관료주의, 법률주의 147
1. 또 다른 뜻밖의 발견 149
2. 익숙한 이야기, 조직의 보복 152
3. 조직의 부정적 대응-법적 절차와 그에 대한 제보자의 대응 154
뜻밖의 반응들:“제보를 하면 잘 해결될 줄 알았다, 너무 명백한 불법이니까”,“어떻게 저렇게까지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156
절차에 따른 불이익조치와 괴롭힘 159
고소하거나 고소당하거나 162
4. 가려진 행위자들-조사·수사·소송을 진행하는 국가기관 담당자들의 관료주의적 업무 방식과 태도 165
제보사건의 축소와 은폐 167
제보자의 공로功勞를 가로채기도 172
인권행정의 부재와 기계적인 업무 태도 180
5. 요약 188
제6장 삶의 변곡점으로서의 내부고발과 제보자들의 정치화 191
1. “내부고발은 어찌 되었든 삶의 변곡점을 맞게 한다” 193
2. 제보자의 희생이 아닌 정치화? 195
3. 제보자들의 다양한 정치화 199
제구실하기 202
시련을 감사하게, 늘 사회 변화에 힘쓰기 208
무괴아심無愧我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어질고 의롭고 바르고 착하게 살라 213
4. 부분적 진실partial truths 224
후기 231
1. 수치심을 배울 수 있을까? 233
2. 나르시시스트적 분노를 가늠하며 238
참고문헌 245
찾아보기 252
한편 제보자들은 영웅인가? 누구에게, 누구를 위해서 영웅이어야 할까? 아니면 내부고발자들이 스스로를 영웅으로 인식하는가? 보편적 행위에서 벗어나 일탈이라고 불리는 이 행위가 영웅적이라고 표현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제보자를 영웅으로 칭하는 일면 호의적인 그 평가는 배신자나 조직 부적응자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그 호칭은 자신이 감내하지는 않기에 타인을 영웅이라 인정해줄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이 선택해야 할 때 회피하는 죄책감을 덜어내는 방편이자, 결국 비극적이라 제보자 혼자만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방관자 심리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은 제보자 혼자만의 문제라기보다 그 상황을 촉진·유지하는 조직과 공동체 전 구성원의 문제라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전제다.
―본문 중에서
김미덕 金美德, Miduk Kim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보편적 부패 평균적 무능』(2022), 『페미니즘의 검은 오해들』(2016)을 썼고, 『그랜드스탠딩』(2022), 『열정과 망상』(2019), 『공간 침입자』(2017)를 옮겼다. 지식 담론, 페미니즘에 대한 연구를 한 축으로 두고, 최근 공익제보와 전쟁 문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