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역자/편자 | 재단법인 아단문고 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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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12.28 | ||
ISBN | 9791185877341 | ||
쪽수 | 총 23,872쪽 | ||
판형 | 1~30권 152*223 / 31~39권 188*257 | ||
가격 | 3,900,000원 |
여성잡지의 집대성
2011년의 일제 말기 잡지편, 2012년의 해외유학생 및 경성제대 발행 잡지편, 2013년의 영화 및 연극편에 이어, 2014년에는 ‘여성잡지’라는 주제로 더욱 방대해진 양의 자료를 담은 『아단문고 미공개 자료 총서 2014』(전 39권)가 출간되었다.
이번 총서에는 191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발행되었던 여성잡지 중 45종 228권을 영인본으로 담았다. 대부분은 원본 상태 그대로 최초로 공개되는 희귀한 자료들이다. 그동안 이화여대 등 몇몇 곳에서 특별한 의도로 영인작업이 이루어졌던 것을 제외하고는 여러 종류의 여성잡지가 이처럼 한꺼번에 영인, 간행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에 연구자들을 비롯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의미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개화기부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발행된, 다양하고 방대한 분량의 이 잡지들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실속 있는 해제를 작성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아직 이 땅에 ‘한국잡지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하였고, 이러한 영인과 해제 작업이 쌓여 훗날 ‘한국잡지사’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분량이 가장 많은 『신가정』을 1권에서 14권까지 먼저 배치하였고, 15권부터는 제호의 가나다순에 따라 순서대로 배치하였다. 1권부터 30권까지는 신국판으로 제작되었고, 31권부터 39권까지는 해당 잡지의 본래 크기에 맞추어서 46배판으로 한층 더 크게 제작되어 가독성을 높였다.
1∼30권
1권에서 14권에는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여성잡지인 『신가정』이 수록되었다. 『신가정』은 『신여성』, 『여성』과 함께 일제강점기의 3대 여성잡지로 꼽힌다.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하던 『신동아』의 발행처 신동아社에서 1933년 1월에 『신가정』의 창간호를 낸 후, 약 3년 반 동안 발행되다가 1936년 9월에 제 4권 제9호를 끝으로 종간되었다. 동아일보사라는 거대자본과 풍부한 인력이 뒷받침되어 저렴한 잡지 가격, 방대한 집필자 동원력, 신문사의 설비를 이용한 화려한 사진화보 등 여러 면에서 타 잡지와는 차별화되었다.
15권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잡지인 『가뎡잡지』와 일본 동경의 가정잡지사에서 발행한 동명의 다른 잡지인 『가뎡잡지』가 수록되었다. 『가뎡잡지』는 1906년 6월에 창간되었고, 전기의 편집 겸 발행인은 유일선이었고, 후기에는 신채호가 맡았으며, 유일선, 주시경, 전덕기 등이 글을 집필하였다.
15권에서 17권, 31권에는 조선금융조합연합회에서 1936년 12월에 창간한 농촌 여성잡지인 『가정지우(家庭之友)』가 수록되었다. 『家庭之友』라는 제호는 『家庭의友』, 『家庭の友(가데이노도모)』, 『半島の光』의 순서로 바뀌었다. 이 잡지는 사회, 여성, 문화 등 전반적으로 다양한 내용을 담았고 필자의 범위도 점점 확대되었다. 영인에서는 제외되었지만 1941년 4월에 『半島の光』로 개제하면서 국가 정책을 홍보하고 선도하는 쪽으로 변화되어, 발표지면을 확보할 수 없었던 많은 문인들의 작품이 이곳에 실려 문학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는 잡지이다.
18권에는 『근우』, 『녀지남』, 『만국부인』, 『백합』, 『보육』, 『부녀세계』, 『부녀지광』이 수록되었다. 1920년대 한국여성운동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여성단체로 이분되어 전개되다가 1927년에 ‘근우회’가 결성되면서 종교와 이념을 망라하는 사회운동의 장이 펼쳐지게 되었다. 그 기관지로 18권에 실린 『근우』가 1929년 5월에 창간되었다. 『근우』는 창간호부터 검열 검속을 받아 삭제된 원고가 많았고 2호는 원고 압수를 당하여 아예 발간되지 못하였으나, 민족운동사, 여성사, 매체사적 의의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녀지남』은 1908년 5월에 창간된 여자보학원 월보로서 한국여성단체 회보 및 여학교 교지의 효시이다. 학교 내외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지식교육과 실업발달을 장려하려는 계몽적 성격이 강했다. 『만국부인』은 1932년 10월에 창간되어 창간호로 종간되었는데, 발행인 김동환의 시와 수필을 비롯하여 이상화, 박화성, 최정희, 이태준, 최승희 등의 문학작품이 실렸다.
19권에는 『부인』, 『부인경향』, 『부인계』가 수록되었다. 『부인경향』은 경향신문사출판국에서 1950년 1월에 창간한 월간 여성 종합 교양지이다. 창간호 권두시를 노천명이 썼고, 박순천, 김말봉, 한무숙, 정충량, 최정희, 임옥인, 모윤숙, 강신재 등이 주요 필진으로 있었으며, 그 외에 윤석중, 오영진, 조지훈, 김동명, 구상, 서정주, 김영수 등이 원고를 게재했다.
20권에는 부인공론사판의 『부인공론』과 사해공론사판의 『부인공론』이 수록되었다. 부인공론사판의 『부인공론』은 홍효민, 한몌례, 김윤식, 유광호 등이 주필자이며, 김동환의 「낙동강」, 정지용의 「바다」와 「석취(石臭)」, 황석우의 「꽃」, 김억의 「한 개의 강징(强徵)」 등의 문학작품이 게재되었다. 사해공론사판의 『부인공론』은 월간 여성 교양지로서 문예물이 많았다. 창간호에는 박귀송의 「시인과 강아지」, 현동염의 「안해를 죽인 사내」, 신불출의 「광상시인」 등의 소설이 실렸으며, 제3호에는 임화의 「문예논단의 분야와 경향」이 실려 있다. 이태준의 「바다」, 이기영의 「유한부인」, 심훈의 「대지」, 장혁주의 「곡간의 정열」, 방인근의 「화심」 등 유명 작가의 소설도 대거 보인다.
21권에는 『성애』, 『신소녀』, 『신여원』, 『신여자』, 『여성시대』가 수록되었다. 1924년 3월에 창간된 『성애』는 성 담론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선구적인 자료이다. 게재된 글은 대부분 근대 생리학과 성과학, 연애 담론, 가정생활, 정조관념에 대한 논설과 기사, 문예물이다. 『신여자』는 1920년 3월에 창간된 월간지로, 여성 편집진과 여성 필진만의 힘으로 잡지 발간 및 경영을 일구어냈다는 점에서 이전에 발간된 여성지들과 차별된다. 논설과 문예물을 고루 실은 교양지로서 김원주, 나혜석, 박인덕, 김활란, 허영숙, 정종명 등이 주요 필진으로 활약했다. 『여성시대』는 1930년 8월에 창간된 월간 종합여성지이나 절대 지면은 문예와 영화에 할애되었다. 김동환, 김억, 주요한, 이하윤, 임연, 이혜숙 등의 시편이 실려 있고, 김영팔의 「남편의 일기」, 김동인의 「양혹자에게」 등의 소설 가운데 염상섭의 연재소설 「흔히 잇는 일」이 가장 돋보인다.
22권에는 1946년 1월에 창간된 좌익 계열의 여성 종합지 『여성공론』이 수록되었다. 해방 후 국가 재건이라는 긴급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 공사 영역에서 다중적 압제를 받아왔던 여성들의 계급, 민족, 성차 해방을 위한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창간되었다. 여운형, 홍구, 이주홍, 박세영, 박석정, 이강국, 윤세중, 이북만, 최창익, 엄흥섭 등이 주필자이고, 좌익 인사들이 글이 많이 게재되었다.
23권과 24권에는 1929년 1월에 창간된 월간 종합 여성지 『여성지우』가 수록되었다. 발행소인 조선여성사의 구성원이었던 김윤걸, 최경혜, 엄흥섭, 김철 등이 주요 필진으로 활약하였다. 주요 문예물로는 김억의 「봄을 읊노라」, 주요한의 「아내」, 여성시 란의 이국화, 손혜순, 박숙정, 김귀덕, 이경자, 손초악 등의 시편들과 엄흥섭의 「선물」, 「어여쁜 착각」, 최병화의 「남국에 피는 백합화」, 이주홍의 「치질과 이혼」 등의 소설, 김말봉의 수필 「여기자생활의 속임 없는 고백」, 그리고 윤백남의 「국경선」, 적도생의 「지라단따」, 김영팔의 「뜻있는 여성」 등의 희곡이 있다. 특히 어여쁜 표지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25권에는 『여인』과 『여자계』가 수록되었다. 1917년 6월에 정식 창간된 『여자계』는 제2호부터 동경여자유학생친목회의 기관지가 되었다. 2호의 주요 필진으로는 전영택, 이광수, 최남선, 염상섭, 나혜석, 김명순 등이 있고, 김명순의 「초몽」과 나혜석의 「경희」가 실려 있다. 6호의 주요 필진으로는 이양전, 현덕신, 황석우 등이 있다.
26권에는 『여자시론』, 『여학생』, 『여학원』, 『우리가정』이 수록되었다. 1920년 1월에 창간된 『여자시론』은 여성해방 특히 가정개조의 혁명에 주력하고자 하였고, 문예보다 ‘언론’을 주안으로 하여 언론에 해당하는 논설류가 많았다. 『여학생』은 1949년 11월에 창간되었는데, 창간호부터 계속 박목월이 주간을 맡았다. 이 잡지는 창작 문예물로 유명하며, 정비석의 「카아네이슌」, 조지훈의 「낙엽」, 박목월의 「불국사」, 김말봉의 「나의 여학생 시절」, 강신재의 「백조의 호수」, 김동명의 「소녀」, 정지용의 「소녀 세시기」, 최정희의 「낙화」 등이 실렸다. 또한 아름다운 삽화로도 유명하다.
27권과 28권의 앞부분에는 1913년 12월에 창간된 『우리의 가뎡』이 수록되었다. 목차에 따르면 ‘가정의 규범, 가정의 학술, 가정의 위생’ 셋으로 나누어 내용이 구성되었다. 당시 인기가 높았던 신소설 작가 최찬식의 「해안(海岸)」이 2호부터 12호까지 연재되었다.
29권에는 『일본부인』, 『자선부인회잡지』, 『장한』이 수록되었다. 『일본부인』은 1944년 4월 대일본부인회조선본부에서 창간한 여성잡지로, 선문판(鮮文版)과 화문판(和文版, 일본어판)의 두 가지 형태로 발행되었다. 전쟁에 관한 글이 가장 많고, 문학작품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비석, 장덕조, 조풍연 등의 글이 실려 있다. 7월호에서는 ‘갱생소설’이라는 특이한 설정을 가진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郎, 이광수)의 소설이 주목할 만하다. 『장한』은 1927년 1월 10일에 창간된 기생동인지이다. 김유정과의 로맨스로 유명한 판소리 명창 박녹주의 「長恨에 대하여」라는 글이 있어 이채롭다.
30권에는 『직업여성』, 『현대가정공론』, 『현대부인』, 『현대여성』, 『활부녀』가 수록되었다. 1950년 6월에 창간된 『직업여성』은 소설가 김광주가 편집을 맡았고, 당시 우리의 대표적 산업현장인 방직회사 중심의 근로 여성을 위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현대부인』은 1928년 4월일에 창간된 사회주의 계열의 월간 종합 여성지이다. 논설, 강좌, 문예, 정보기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본주의 경제학, 부인교양, 연애와 결혼 문제, 신여성담론 등을 다루었다. 주요 필진은 이정화, 김윤경, 민태원, 최서해, 금철, 이용림 등이다.
31~39권
31권에는 앞서 소개한 『가정의우(家庭의友)』와 더불어 『여성문화』, 『여성조선』, 『위생과 화장』이 수록되었다. 이 중 『여성문화』는 1945년 12월 여성문화사에서 창간한 해방기 최초의 여성잡지이다. 창간호에는 여운형, 이극로, 이태준, 이원조, 박태원 등이 등장하였고, 후에는 서정주, 조지훈, 곽종원, 최태응 등이 나타났으며, 허하백, 고명자, 이각경, 서영채 등의 여성 필자를 대거 수용하였다. 1930년 8월에 창간된 『여성조선』은 27호와 28호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8호의 잡지 분량이 크게 늘었고, 여운형, 김경재, 허정숙, 김기림, 주요한 김동환, 민병휘, 서광제 등 시사부터 문예에 이르기까지 친숙한 필자들로 구성되어 흥미로운 주제로 쓴 글들이 많아졌다.
32권과 33권에는 해방기의 대표적 여성잡지인 『부인』(조선출판문화사)이 수록되었다. 『부인』은 1946년 4월에 출간되었고, 편집 겸 발행인은 아동문학가 출신의 김상덕이다. 개화기부터 시작된 여성 계몽이라는 취지를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부인의 덕목과 지식 그리고 교양을 보급하기 위한 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김활란, 이극로, 모윤숙, 노천명, 함대훈, 허하백, 이만규 등의 글이 실렸고, 당대 일류화가들의 그림으로 표지를 꾸민 디자인은 여타 잡지와 차별화된다.
34권에는 1947년 2월에 창간된 미군정청보건후생부 부녀국의 기관지인 『새살림』이 수록되었다. 『새살림』에는 특히 기독교와 학계 관련 인사의 글이 많이 실려 있어 일반적인 여성잡지의 내용과는 구별된다. 부녀들을 위한 사회학, 한글 강좌와, 남녀공학이나 여성참정권 등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계몽하는 글들이 특기할 만하다.
35권에는 『신여성』(흥아문화출판)과 『여성』(조선일보사 발행)이 수록되었다. 『신여성』은 수록된 두 책의 목차를 보면 거의 모두 전쟁과 관련된 내용인 것을 알 수 있다. 7월호에는 이동규나 장혁주 같은 문인의 글이 수록되어 한결 친숙하지만 그 밖에도 거의 모두 전쟁 내용들이다.
35권에 이어 39권까지에는 『여성』이 수록되었다. 『여성』은 앞서 언급했듯이 『신여성』, 『신가정』과 함께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3대 여성지 중 하나이다. 1936년 4월 창간호를 낸 『여성』은 백석, 안석영, 정현웅, 노자영 등 미학적 소양이 뛰어난 편집자들을 확보하여 내용은 물론 판형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차별적인 잡지를 발행하였다. 이 잡지는 여성지이면서도 시 170편, 소설 123편, 수필 기타 412편 등 많은 문학작품을 발표하였다.
재단법인 아단문고는 아단 강태영 여사가 수집한 희귀 고전적과 근현대 간행 자료를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2005년에 재단법인 아단문고가 설립되면서 한국학 박물관과 자료실로 발전하였다. 그 동안 아단문고는 ‘문자의 상상 역사의 기억’․‘통속과 정념의 매혹, 옛날 이야기책을 만나다’․‘민촌 이기영의 문학과 고향 천안’ 등의 전시회를 열었고, 『아단문고 고전총서』를 발간하였다. 앞으로 다양한 전시회와 자료 발간 사업을 통해 한국학 연구를 확대, 심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