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역자/편자 | 조선우선주식회사 편 / 하지영,최민경 역 | |
---|---|---|---|
발행일 | 2023-04-15 | ||
ISBN | 9791159056796 | ||
쪽수 | 384 | ||
판형 | 152*223 양장 | ||
가격 | 40,000원 |
기업의 역사, 그 너머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1937년 출판된 조선우선주식회사(朝鮮郵船株式會社)의 사사(社史)이다. 조선우선주식회사는 조선총독부가 설립을 추진한 국책회사로, 일제강점기 조선 연안과 근해 해역에서 크게 활약한 식민지 조선 최대의 해운회사였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에는 1912년 설립부터 1936년까지 회사가 걸어온 역사가 기술되어 있으며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역사, 소유 선박의 추이, 자본금의 변화, 사무조직과 영업소, 경영실적 및 보유재산 등이 시계열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한 기업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이지만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식민지 조선의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조선 해운의 역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음도 분명하다.
바다를 통해 보는 식민 지배
한편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설립 과정은 일제의 조선 해운업, 나아가 바다의 장악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후기 이래 상품 화폐 경제가 크게 발달한 조선에서는 선상(船商)의 성장을 토대로 해운시장 역시 크게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개항 이후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조선-일본 간 무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선의 해운시장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 기선회사가 조선-일본 간 항로를 개설한 데에 이어 조선으로 이주한 많은 일본인들이 조선 연안항로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통감부 시기에는 대한제국 정부가 개설한 ‘명령항로(命令航路)’를 경영하였다. 일제는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이후 식민지 통치기반을 확립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으며 그 중에서도 연안항로의 중요성은 컸다. 철도나 도로가 정비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과 달리 효율적으로 즉시 운용 가능하였으며 조선의 산업 개발에도 필수 불가결했기 때문이다. 1912년 통감부 시기 발령되었던 명령항로의 명령기간이 만료되자 조선총독부는 민간 해운업자들이 개별적으로 경영해 온 기존의 연안항로를 일원적으로 통제하고자 했고 이를 담당할 기선회사로서 조선우선주식회사가 설립된다.
제국주의와 해역 네트워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서장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이해 우리 회사의 연혁과 변천을 살펴보려 한다”고 사사 발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선우선주식회사가 1912년 설립되었으므로 창립 25주년이면 1937년이 되는 해이다. 1937년은 일본의 제국주의 확대 과정에서 굉장히 특별한 해였다. 1937년 7월 7일 루거차오(盧溝橋) 사건으로 중일전쟁(中日戰爭)이 시작된 이후 태평양전쟁(太平洋戰爭)이 끝날 때까지 약 8년 동안 일본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한 일들 대부분은 이 중일전쟁과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통·운수기관의 역할은 특히 강조되었는데, 철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운 역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즉, 이 시점에 이르러 조선우선주식회사는 기존의 식민지 조선을 거점으로 한 사업에서 한 발 나아가, 앞으로는 일본 제국을 종횡한다는 큰 포부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그동안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과거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에 머문 것이 아니라 조선총독부 국책기선회사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널리 알리고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서 “회사의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도 사운(社運)의 융창(隆昌)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의지를 함축하였던 포부로 사료되며,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와 해운, 나아가 해역 네트워크의 교차를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어디까지나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역사를 회사의 업적과 긍정적 평가 위주로 서술하였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비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자료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조선우선주식회사가 경영했던 항로의 연혁이라든가 변화 추이, 조선총독부가 생산한 항해보조금 교부 명령서, 경영실적 등의 통계자료가 지니는 1차 사료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의 비판적 읽기를 통해 일제강점기 해운업 일반과 기업사 연구 축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발간사 3
해제 11
『조선우선주식회사25년사』 한글번역본
서장 23
범례 25
제1편 연혁
제1장 창립 41
제1절 창립 전 조선의 해륙교통 상황 41
제2절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설립 47
제2장 창업시대 64
제1절 개업 64
제2절 항해보조금 교부 69
제2편 항로
제1장 연혁과 항로 개황 119
제2장 연안항로 138
제1관 조선 남해 연안항로南鮮航路 138
제2관 조선 서해 연안항로西鮮航路 141
제3관 조선 동해 연안항로東鮮航路 145
제4관 조선 동북지역 연안항로北鮮航路 148
제3장 근해항로近海航路 150
제1관 조선 동북지역-우라니혼裏日本 항로 150
제2관 조선 동북지역-오모테니혼表日本 항로 154
제3관 조선 서해 연안西鮮-오모테니혼 항로 163
제4관 조선-만주-규슈鮮滿九州 항로 171
제5관 조선-중국鮮支 항로 172
제3편 선박
제1장 소유선박 193
제1절 제1기[1912~1916] 193
제2절 제2기[1917~1921] 198
제3절 제3기[1922~1926] 201
제4절 제4기[1927~1931] 206
제5절 제5기[1932~1936] 209
제2장 용선傭船 214
제4편 자본
제1장 자본금 219
제2장 주식 225
제1절 주주 수 225
제2절 주식의 분석 232
제3장 사채社債 239
제1절 제1회 사채 239
제2절 제2회 사채 241
제4장 적립금 243
제5장 관계회사 251
제1절 조선기선주식회사朝鮮汽船株式會社 251
제2절 주식회사남대문빌딩株式會社南大門Building 256
제5편 사무조직
제1장 정관 263
제1절 개업 당시의 「정관」 263
제2절 중간의 「정관」 개정 270
제3절 현행 「정관」 273
제2장 역원役員 279
제3장 직제職制 283
제4장 사무분장事務分掌 286
제5장 직원 297
제1절 육원 297
제2절 선원 300
제3절 직원을 위한 시설 302
제6편 영업소
제1장 본사 309
제2장 지점, 출장소, 출장원사무소 312
제1절 조선 312
제2절 일본 317
제3장 대리점 및 하객취급점 319
제7편 업적 및 재산
제1장 업적 331
제1절 수입 331
제2절 지출 342
제3절 제 상각금償却金 356
제4절 이익금 361
제2장 재산 366
제1절 총재산 366
제2절 선박 368
제3절 토지가옥 370
제4절 유가증권 372
부록 374
본 기간에 매각한 선박 중 다테가미마루立神丸는 나가사키長崎 미쓰비시조선소三菱造船所에서 비교적 초기인 1898년에 건조한 것으로, 일본우선주식회사日本郵船株式會社가 소유한 선박이었다. 우리 회사가 동해횡단선인 청진淸津-쓰루가敦賀선을 명령항로로 경영하면서 이 노선에 취항시킬 목적으로 1920년에 양도받아 사용하였다. 이후 오사카大阪-청진 간 육군특약항로陸軍特約航路를 경영하면서 이 노선에 배치했는데, 육군에서는 본 선박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 항로에서 사용한 다테가미마루는 운수경제의 측면에서는 시세에 뒤쳐진 감도 있었지만 선체의 견고함만은 과시할 만하였다. 때문에 조선의 조야朝野에서 특히 호감을 가지고 맞이한 선박이었다.
하지영 河志英, Ha Ji-young
동아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저서로는 『부산의 도시형성과 일본인들』(공저, 2008), 『부산·울산·경남지역 항일독립운동과 기억의 현장』(공저, 2011), 『부산민주운동사』(공저, 2021), 『동해포구사』(공저, 2021), 『일본인 이주정책과 재조선 일본인사회』(공저, 2022)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일제시기 조선우선주식회사의 阪神航路 경영」(『지역과 역사』 42, 2018), 「일제시기 조선우선주식회사의 경영 분석」(『석당논총』 71, 2018), 「1910년대 조선우선주식회사의 연안항로 경영과 지역」(『역사와 경계』 109, 2018), 「일제강점기 동해횡단항로 개설을 둘러싼 역학관계」(『지역과 역사』 46, 2020), 「1930년대 동해횡단항로와 조선총독부 해운정책」(『인문사회과학연구』 21-2, 2020) 등이 있다. 현재 동아대학교에서 강사로 재직 중이다.
최민경 崔瑉耿 Choi Min-kyung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 후, 동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석사과정, 일본 히도쓰바시대학(一橋大學)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저역서로는 『동북아해역과 귀환-공간, 경계, 정체성』(공저, 2021), 『동북아해역과 인문학』(공저, 2020), 『근대 아시아 시장과 조선』(공역, 2020)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어업이민을 통한 해방 후 해외이주정책의 이해」(『인문과학연구』 75, 2022), 「냉전의 바다를 건넌다는 것-한인 ‘밀항자’ 석방 탄원서에 주목하여」(『인문과학연구논총』 42-4, 2021), 「패전 직후 일본의 해항검역과 귀환」(『일본연구』 87, 2021), 「근대 동북아해역의 이주 현상에 대한 미시적 접근-부관연락선을 중심으로」(『인문사회과학연구』 21-2, 2020) 등이 있다. 현재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