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수학술도서
저자 | 손성준 | 역자/편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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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10.31 | ||
ISBN | 9791159054358 | ||
쪽수 | 536 | ||
판형 | 신국판 양장 | ||
가격 | 35,000원 |
번역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기존 연구와의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기존의 연구가 당시에 근대문학의 틀 속에 번역이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면, 이 책은 번역을 '통해' 당시의 문학을 말하고자 했다. 이 책의 기조는 번역이야말로 창작을 이해하는 열쇠이며, 창작을 경유할 때에야 번역의 이유도 명확해진다는 데 있다.
책머리에
서장_ 번역과 문학사의 해후
1. 신문학의 공급자들
2. 동아시아, 복합 주체들의 배경
3. 번역과 검열의 역학
제1부_ 소설관의 격동과 번역
제1장_ 소설개량론의 한국적 변주
1. 이원화 구도의 한계
2. 량치차오의 소설론과 ‘전기’․‘소설’란의 병립
3. 박은식의 ‘구소설’ 비판과 ‘전(傳)’의 전략적 (불)연속성
4. 신채호의 ‘신소설’ 비판과 ‘소설 저술’
5. 소설의 위상 변화에 담긴 역설
제2장_ 번역과 근대소설 상(像)의 형성
1. 역로(譯路)로서의 근대매체
2. <대한매일신보>의 사례와 그 외연
3. 소설 패러다임의 새로운 대세
제2부_ 번역․창작의 복합 주체들
제1장_ 나도향의 낭만
1. ‘전환론’의 허상
2. 나도향이라는 복합 주체
3. <카르멘>의 번역과 나도향 소설
4. <춘희>의 번역과 나도향 소설
5. 또다시 나도향의 낭만성에 대하여
제2장_ 현진건의 기교
1. 현진건 단편의 시기별 의미
2. 「나들이」의 연장선에 선 「운수 좋은 날」
3. 은폐된 연속성과 「운수 좋은 날」의 고유성
제3장_ 염상섭의 문체
1. 1920년대의 문체 선회 현상
2. 번역과 한자어의 타자화
3. 3인칭 표현의 재정립
4. 근대소설의 에크리튀르 조형
5. 주체의 갱신
제4장_ 조명희의 사상
1. 소설이라는 새로운 영역
2. 투르게네프와 고리키
3. 서사의 중첩과 사상의 변주
4. 투쟁으로서의 문학과 그 이면
제5장_ 염상섭․현진건의 통속
1. 예기치 못한 번역
2. 염상섭의 번역과 통속소설의 재인식
3. 현진건의 번역과 통속소설 인식의 고착
4. 통속소설 번역과 장편소설 창작의 상관성
5. 미완의 문학적 도정
제3부_ 제도와의 길항 속에서
제1장_ 동아시아적 현상으로서의 러시아소설
1. 번역문학의 통계적 고찰
2. 러시아소설의 중심성
3. 번역 공간과 제도
제2장_ 검열, 그 이후의 번역
1. 쓰라린 검열의 기억
2. <김영일의 사>의 삼중 검열-허가․공연․출판
3. <김영일의 사>와 「파사(婆娑)」의 반검열 코드
4. 대리전(代理戰)으로서의 <산송장> 번역
5. 식민지 작가와 텍스트의 비극
제3장_ 식민지 정전(正典)의 탄생
1. 중역 경로의 확정
2. <그 전날 밤>의 탈정치화와 재정치화
3. 선택적 번역과 강조되는 연애서사
4. 식민지 조선 문단과 <그 전날 밤>의 정전화
제4장_ 복수의 판본과 검열의 사각(死角)
1. 검열의 체험과 <조선일보> 연재 <그 전날 밤>
2. 단행본 <그 전날 밤>의 반격
3. 임계점을 향한 실험
제5장_ 반체제의 번역 앤솔로지
1. 최초의 서양 단편집
2. <태서명작단편집>의 성립
3. 변영로의 대타의식과 영역 저본
4. 구성적 불균형의 의미
5. ‘타자’의 긍정적 형상화
6. 목소리들의 집결
종장_ 번역의 동아시아, 복합 주체의 문학사
1. 번역과 제도의 영향이 교직할 때
2. 동아시아 근대문학사 서술의 가능성
참고문헌
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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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사
근대문학의 한 단락은번역 주체가 창작의 주체로 변모하는 과정이다
<근대문학의 역학들-변역 주체․동아시아․식민지 제도>는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전개를 ‘번역 주체의 복합적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여기서 ‘번역 주체’와 ‘동아시아’, 식민지 제도’의 각각은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주요 주제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요소들을 한국 근대문학을 이끈 동력이며,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가진 기존 연구와의 차별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번역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기존의 연구가 당시에 근대문학의 틀 속에 번역이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면, 이 책은 번역을 ‘통해’ 당시의 문학을 말하고자 했다. 나아가 이 책은 번역이야말로 근대문학의 창작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주장한다. ‘번역 주체’는 번역을 체험한 ‘창작 주체’이기도 하다. 이 주체들의 번역과 창작 행위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므로 이들의 번역 활동을 밝힐 때 창작의 이유도 명확해진다. 이는 기존의 근대문학 연구가 번역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것, 그리고 번역문학 연구가 번역자 및 번역 텍스트에만 집중되어 있던 경향을 동시에 겨냥한 문제의식이다.
근대문학 연구를 동아시아 차원으로 넓혀야 한다
둘째, 번역과 창작에 연관해 근대문학을 ‘동아시아’ 차원에서 조망한다. 근대문학의 번역과 창작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움직임이었다. 이 책은 그동안 동아시아 연구의 한계로 지적되던 ‘비실체성’과 ‘국경의 재확인’ 등에 매몰되지 않는다. 여기서 시도된 ‘동아시아 번역장’이라는 통합적 개념은 서구 근대문학의 내용과 형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변용했던 한․중․일의 공통 구도를 가리킨다. 이 책은 개별 번역 공간의 흐름을 상호 비교하거나, 중역(重譯)을 통한 텍스트의 횡단 과정을 검토하는 등 ‘실증적 동아시아학’의 한 유형을 선보이고 있다.
셋째, 이 책은 번역(중역)과 창작, 그리고 ‘식민지 제도’가 만드는 다중 역학의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식민지 제도 내 검열은 번역 및 창작의 탄생과 직결되어 있는 제도적 조건이었다. 동아시아 각국은 검열의 기조나 작동 방식에서 그 편차가 뚜렷했고, 이는 곧 각국 문학사가 전혀 다른 존재 양상을 보이는 핵심적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급속도로 축적되고 있는 다방면의 식민지 검열 연구에도 불구하고, ‘번역’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번역-창작-검열의 연관성을 다루는 이 책의 가치를 증명한다.
검열의 눈으로 문학사를 바라봐야 한다
이 책은 한국 ‘작품’이나 ‘작가’에 초점을 맞춘 한국 근대문학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간 근대매체나, 매체의 운명을 좌우했던 제도, 출판문화, 나아가 문학시장 내지 독자의 문제 등으로 논의의 지평을 확장시켜 왔으나 결국 ‘작가’와 ‘작품’론으로 귀결되었다. 이 책은 그간 ‘자명한 것’으로 간주된 ‘작가’들의 이면을 보고자 한다. 중역의 주체이자 식민지의 피검열자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낯설게 보기 시작할 때, 중국이나 일본 문학사 역시 새롭게 볼 수 있다. 한국연구원 동아시아 심포지아의 네 번째 책, <근대문학의 역학들-번역 주체․동아시아․식민지 제도>가 동아시아 근대문학사 서술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손성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서 「영웅서사의 동아시아 수용과 중역(重譯)의 원본성-서구 텍스트의 한국적 재맥락화를 중심으로」(2012)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근대 동아시아의 번역과 지식의 변용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한국 근대문학사와 번역.창작.제도의 상호 역학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국부 만들기-중국의 워싱턴 수용과 변용>(공역, 2013), <저수하의 시간, 염상섭을 읽다>(공저, 2014), <대한자강회월보 편역집>(공역, 2015), <검열의 제국-문화의 통제와 재생산>(공저, 2016), <투르게네프, 동아시아를 횡단하다>(공저, 2017), <번역과 횡단-한국 번역문학의 형성과 주체>(공저, 2017), <완역 조양보>(공역, 2019)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