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우수학술도서
저자 | 이선이 | 역자/편자 | |
---|---|---|---|
발행일 | 2020.9.7 | ||
ISBN | 9791159055270 | ||
쪽수 | 415 | ||
판형 | 신국판 반양장 | ||
가격 | 28,000원 |
경희대학교 현대문학연구소 총서 2권. 인간 한용운에 대한 이해 방식이나 그의 작품이 정전화되는 과정에 초첨을 맞추었다. 한용운이 자기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그가 모색했던 여정을 좇으며, 그가 남긴 족적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해방 이후 한용운과 그의 작품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책머리에
제1부 한용운의 근대인식 방법
1장/ 자유에서 자존으로, 평등에서 평화로
1. 자기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2. ‘진화(進化)’와 ‘변화(變化)’의 낙차
3. ‘자유(自由)’와 ‘평등(平等)’의 절합
4. 침묵의 탄생이 의미하는 것
2장/ ‘문명’과 ‘민족’을 통해 본 만해의 근대 이해
1. 문명의 위계화와 내면화
2. ‘문명화〓불교화’라는 전제와 문명의 이상(理想)
3. 민족의 내면화 방식
4. 본성으로서의 민족과 민중적 민족의 발견
5. 근대 너머로 가는 길
3장/ 한용운의 근대불교 인식과 그 의미
1. 근대와 불교의 만남
2. 한용운의 근대불교 인식
3. 맺음말
4장/ ‘사랑’을 통해 본 한용운의 근대인식
1. 근대적 문화기획과 한용운
2. 사랑의 근대적 함의
3. 만해문학에 나타난 ‘사랑’과 근대인식
4. 맺음말
5장/ 만해문학과 생명가치의 구현 방식
1. 생명담론의 지형과 만해 한용운
2. 사회진화론의 수용과 극복
3. 분별지(分別智)를 넘어서
4. 자비와 정의의 딜레마
5. 만해문학이 놓인 자리
6장/ 한용운의 만주 체험과 그 의미
1. 연구의 현황과 공백지점
2. 회고문과 증언 사이의 균열
3. 소설 <1945년 여름>을 통해 본 해방 전후 선학원의 실상
4. 향후 연구 과제
제2부 근대 문화지형과 한용운의 위치
1장/ 만해시와 당대시의 영향관계
1. 문제 제기
2. 당대 시단 지형과 시집 <님의 침묵>
3. 만해시와 당대시의 영향관계
4. 맺음말
2장/ 시집 <님의 침묵(沈默)>의 창작 동기와 한글체 습득 과정
1. 선승은 왜 시를 써야 했을까?
2. ‘유신(維新)’과 불교대중화의 길
3. 잡지 <유심(惟心)>과 수양주의
4. 한시 창작과 문학적 자부심
5. 한글체 습득 과정
6. 맺음말
3장/ 한용운 문학에 나타난 탈식민주의적 인식
1. 반식민주의(反植民主義)와 탈식민주의(脫植民主義)
2. 한용운 사상의 탈식민주의적 성격
3. 만해문학과 탈식민주의
4. 나오며
4장/ 구세주의와 문화주의 만해(萬海)와 육당(六堂)
1. 존재방식 혹은 선택
2. 육당과의 인연
3. 「기미독립선언서」와 공약삼장
4. 시집 <님의 침묵>과 시조집 <백팔번뇌>
5. 구세주의의 길과 문화주의의 길
5장/ 님과 얼, 매운 정신의 만남 만해(萬海)와 위당(爲堂)
1. 민족의 매운 기운
2. 위당의 ‘얼’과 만해의 ‘유심’
3. 만해와 위당의 ‘님’
4. 민족의 이름으로
제3부 한용운을 기억하는 몇 가지 방식
1장/ 한용운 평전의 과거․현재․미래
1. 평전, 한용운 신화의 진원지
2. 한용운 평전의 발간 현황
3. 한용운 평전의 서사전략들
4. 만해 한용운, 그 인간의 얼굴을 찾아서
2장/ 한용운 시의 정전화 과정
1. 인식의 공백을 찾아서
2. 문학선집을 통해 본 정전화 과정
3. 문학사를 통해 본 정전화 과정
4. 국어교과서 및 문학교재를 통해 본 정전화 과정
5. 맺음말
3장/ 조지훈의 한용운 인식 방법 비판
1. 만해와 지훈
2. 순일한 정신과 시인지사론(詩人志士論)의 논리
3. 민족시의 논리와 시인의 사명
4. 다른 ‘님’을 찾아서
4장/ <증보한용운전집>에 수록된 몇 편의 글에 대한 재고
부록
1. 한용운 연보
2. 한용운의 작품, 논설, 설문, 인터뷰 목록
3. 한용운 친필 이력서
초출일람
비타협민족주의자로만 국한시켜 이해해 온 기존 연구와비판적 거리두기를 시도하다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저항시인이자 불교근대화운동에 앞장선 만해 한용운은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논문과 비평 등의 학술적 연구는 물론이고 평전이나 회고문 등의 대중적인 글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연구만도 상당한 양을 자랑한다. 문학뿐만 아니라 역사와 철학 분야로 확대되면서 그동안 진행된 한용운 연구는, 그 양만 두고 보더라도 더 이상 새로운 연구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근대 문화지형과 만해 한용운-한용운 다시 읽기>는 이러한 예상을 가볍게 넘어선다. 저자는 한용운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되어온 <한용운전집>의 오류를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한용운을 비타협민족주의자로만 국한시켜 이해해 온 기존 연구와 비판적 거리두기를 시도한다. 한용운을 하나의 진영 안에 가두어 버리면 자기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한 인간으로서 그가 가졌던 고뇌와 모색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일제강점하의 문화지형 안으로 그를 호명해 낸다.
먼저, 저자는 기존의 한용운 연구가 갖는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재인식하면서 기존 연구가 공백으로 남겨둔 지점을 파고든다. 예컨대 한용운의 활동에 대한 추적이 그것이다. 저자는 한용운을 저항이라는 측면에만 국한시켜 그의 생애를 인식하려 하지 않는다. 한용운은 <삼천리>나 <별건곤> 같은 대중적인 잡지에 지속적으로 글을 발표하거나 인터뷰에 응했고, 대중독자를 위한 신문연재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점 등을 논거로 들면서, 한용운이 당대의 문화공간 안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이면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고 본다. 특히 잡지 <삼천리>는 친일행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김동환이 주도한 잡지였고 한용운은 이 잡지에 자주 글을 발표하였으며, 일제 말기인 1941년 8월에 대동아전쟁의 지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김동환이 주도한 임전대책협의회에 참석하기도 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 저자는 이러한 행적들을 간과한 채 진행된 기존 연구를 비판하며 한용운 다시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1979년에 출간된 <증보한용운전집> 이후에 진행된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들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저자가 직접 찾은 자료를 더하여 새롭게 작성한 한용운 연보와 작품·논설·설문·인터뷰 목록을 제시하였다. 저자는 한용운이 1911년에 창립한 한시 창작단체인 ‘신해음사辛亥唫社’의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이때부터 만해萬海라는 호를 사용한 것으로 본다. 전집에 법호法號라고 적시하고 있는 만해가 그의 아호雅號라고 주장하면서, 여러 논거를 들며 전집이 갖는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전집에 수록된 글들 중에서 몇 편은 한용운이 쓴 글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또한 재일조선인 소설가로 널리 알려진 김석범의 선학원 관련 증언과 이 증언을 작품화한 소설 <1945년 여름>을 통해 한용운을 둘러싼 여러 맥락들을 상상해 보고 있는데, 저자의 이런 작업은 한용운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책의 말미에 붙여둔 부록은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과 확인 가능한 자료를 저자가 일일이 대조하며 작성한 것으로 한용운 연구를 시작하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식민지 근대공간이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살아내면서 ‘한용운이 자기시대를 어떻게 인식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2부에서는 근대의 문화지형 안에서 한용운이 어떻게 활동했는가를 그의 문학적 글쓰기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1부와 2부는 자기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한용운이 모색했던 사유의 여정을 좇으며, 그가 남긴 족적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 3부에서는 해방 이후 한용운과 그의 작품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여기서는 인간 한용운에 대한 이해 방식이나 그의 작품이 정전화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오늘날 우리가 아는 한용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저자는 한용운의 삶과 저작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민족, 독립, 불교라는 프레임이나 문학, 역사, 철학이라는 범주 안에서 편의에 따라 이해하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한용운을 근대공간에서 주체적으로 근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한 근대지식인이라는 관점에서 읽어내자고 제안한다. 이런 입장을 견지하며 이 책에서는 민족주의적 시각에서만 평가되던 한용운에 대한 연구를 실증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재구축하고, 한용운이 어떻게 근대와 만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규명함으로써 한용운의 고뇌와 모색이 갖는 실상을 짚어내고자 하였다. 무엇보다 이러한 한용운의 모색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읽어내고 있어서 한용운의 삶과 사유가 갖는 현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선이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전공하였다. 만해 한용운 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20년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만해시의 생명사상 연구』, 『생명과 서정』, 『상상의 열림과 떨림』, 『한국 현대문화의 이해』 등과 공저로 『나는 반려동물과 산다』, 『외국인을 위한 오늘의 한국』, 『월경하는 한국문학사』, 『근대 한국인의 탄생』,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발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