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난바라 시게루 | 역자/편자 | 윤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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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9.25 | ||
ISBN | 9791159054471 | ||
쪽수 | 311 | ||
판형 | 신국판 반양장 | ||
가격 | 20,000원 |
“어떤 시대 또는 어떤 국민이 어떠한 신을 신으로 하고 무엇을 신성으로 사고하는가는 그 시대의 문화나 국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패전 일본의 재건은 일본국민이 그때까지 품어왔던 일본적 정신과 사유의 혁명에 대한 요청이었던 것이다. 종전 후 10여 년, 과연 우리나라의 재건은 그런 요청을 줄곧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거기에 도리어 낡은 정신의 부흥 징후는 없는가. 진정한 신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인간이나 민족 혹은 국가의 신성화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 개정판 서문
“따라서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들에서 『국가론』이 중심을 차지하고 그 이전과 그 이후의 작품들이 함께 『국가론』과 연관되어 고찰되고 있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요하게 영원을 관조하는 혼의 세계를 그린 저 『파이돈』에서 이상국가를 정초시킬 궁극의 정신세계가 축조되며, 나아가 살아있는 창조적 정신, 이 세계를 기쁘게 할 『향연』에서는 나라를 만들고 분만해낼 힘의 주춧돌이 포착되고 있다. 이것은 플라톤의 교설에 근간이 되는 ‘이데아’가 『파이돈』에서는 순수한 관조의 빛으로 사고되는 것과는 달리 『향연』에서는 세계의 본원적 힘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본원적인 우주의 힘이 국가를 만들고 경영하는 것은 실로 ‘에로스’의 매개에 의해서이다. 그것은 영원의 세계에 대한 관조로부터 이 시공간의 세계로 돌아와 전체적 공동사회의 건설과 마주하는 정신이다. 거기서 플라톤의 ‘에로스’는 국가창조의 정신, 정치적 사회건설의 계기로서 중요한 의의를 인정받고 있다. (…) 실로 플라톤에게 선과 미의 이데아라는 높은 세계를 관조한 자는 반드시 현실의 국토 위에서 창조의 일을 개시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것은 바꿔 말해 건국의 일이다. 그의 철학은 높은 정신세계의 기초 위에서 생명의 통일적 구체화로 진전되고 있으며, 국가는 그런 구체적 생의 통일체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렇게 ‘에로스’는 곧 나라를 만드는 생생한 힘으로서 파악되고 있다.”
― 1장 플라톤 부흥
국가의 권력은 신의 권위에 의해 승인되고 정초됨으로써 비로소 신적 가치를 담당하고 신의 나라에 연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정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국가 스스로는 좀 더 낮은 질서로서, 나아가 좀 더 고차원적인 질서인 땅위의 ‘신의 나라’로서의 교회에 봉사하고 그 지도 아래에 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지도의 범위는 본래의 순수하게 종교적?도덕적인 사항에 한정되지 않는 것인바, 중세가 그리스도교적 통일문화의 건설을 지향했던 한에서는 교회가 스스로 ‘도덕적인 동시에 정치적인 공동체’(corpus morale et politicum)로서 종국에는 필연적으로 사회적인, 나아가 정치적인 영역에까지도 그 지도가 미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니, 교회 스스로가 하나의 독자적인 정치적?법적 영역으로서, 스스로의 권력의 기둥을 필요로 하며, 이 세상 위에서도 그 권위를 유효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 2장 그리스도교의 ‘신의 나라’와 플라톤의 이상국가
헤겔에게서 국가는 단지 정신의 외곽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 스스로 ‘절대정신’의 원리에 따라 행동하고, 교회를 기다릴 것도 없이 직접 그 시민의 종교생활을 신의 정신에 어울리도록 훈육해야할 사명을 갖는다. 생각건대, 국가 또한 종교와 동일한 이성 또는 동일한 정신에 의해 현실계에서 인간자유의 전당으로서 신적인 내용을 요청하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는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단순한 외적 기구가 아니라 그것 스스로 정신의 실체로서, 자유 그 자체는 국가 속에서 실현되기 때문이다. 국가는 객관적 정신의 최고형태로서, 인륜의 통합체??윤리적 정신의 완전한 형태이다. 높은 정신생활은 국가에서 비로소 자기의식적인 통일로 파악된다. 이는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방법에 따르자면 ‘즉자?대자적’(an und f?r sich)으로 이성적인 구체적 보편이다. 이런 뜻에서 국가는 신적 절대정신의 구체적 실현으로서 땅 위에 실재하는 신의 나라이다. 본래 헤겔의 정신체계에서 국가의식은 결국에 종교의식 속으로 지양되지만, 그것은 결코 국가의식의 소멸을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국가의식이 종교의식의 계기로서 보유되고 있는바, 이를 거꾸로 말하자면 국가는 그 근거를 종교 자체에서 구하게 되며 거기서 정치와 종교는 완전히 종합된다. 이를 중세의 신정정치 사상에 대비되는 ‘근세적’ 신정국가의 이념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2장 그리스도교의 ‘신의 나라’와 플라톤의 이상국가
“세계에 가능한 최고선은 자유와 그것에 의해 제약된 지복(至福)의 종합이다. 역사의 종국은 그러한 최고선의 달성에 있다. 인간이 도덕적 법칙에 기초한 덕과 그 덕에 값하는 행복의 종합인 최고선을 향유하는 것은 윤리적 공동체의 이념으로서의 신의 나라에서 가능하며, 정치적 정의와 안녕의 종합인 ‘영구평화’의 최고선을 가능케 하는 것은 세계공민적 공동체의 이념이다. 그런 까닭에 세계의 보편적 정치질서는 신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본래 ‘가상세계’(intelligible Welt)에 속하는 ‘목적의 나라’ ‘예지적 공화국’(respublica noumenon)의 문제로서, 역사의 이념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사고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칸트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신의 나라’(civitas Dei)로부터 분리했던 ‘땅의 나라’(civitas terrena)를 역사철학의 이념으로까지 고양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3장 칸트의 세계질서 이념
“고유한 신앙을 내포한 정치적 의지와 결단이 나치스의 국가관 및 문화적 이상의 기초이고, 그것이 신학과 철학의 전체를 결정하며, 일체의 문화는 단지 본원적인 정치적 결단을 세계상(像)으로 옮겨놓거나 확충하는 임무를 맡고 있을 뿐이다. 거기서 정신의 자유와 문화의 창조가 말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종족적 생’에 의해 규정된 결과, 자유란 근본에서 종(種)으로의 구속에 다름없으며, 나아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권력이 앞질러 설립되고 있다면 정신적 내면성의 독립적인 성격과 문화의 자율 및 탐구의 가능성은 이미 폐쇄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 4장 나치스 세계관과 종교
“토마스가 설령 법과 국가를 실천적 목적의 학[문]으로서 수립하려 했을지라도 법은 끝내 신적 계시의 법칙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국가의 권력은 교회신학의 규정에 정초되었다. 이와 같이 가톨리시즘이 가진 내적 및 외적 조직의 모순에 따른 결과로서, 가톨리시즘은 한쪽으로는 종교 그 자체의 ‘정치화’를 가리킴과 동시에 다른 쪽으로는 정치의 ‘종교화’를 뜻하는 것이 되는바, 그 둘의 ‘타협’은 전적으로 ‘교회’라는 고유한 조직에 의해 비로소 가능하게 된 것이다. 중세 역사는 한쪽 면에서 보면 그런 교회적 국가의 통일의 역사인 동시에, 다른 쪽 면에서 보면 그런 교회적 국가에 맞선 국가주권의 항쟁의 역사였다.”
― 보론: 가톨리시즘과 프로테스탄티즘
개정판 서문
3판 서문
서문
제1장 플라톤 부흥
1 시대의 문제
2 신플라톤 형상의 성격
3 신화의 해석
4 플라톤의 비판적 의의
제2장 그리스도교의 ‘신의 나라’와 플라톤의 이상국가
1 플라톤 이상국가의 문제사적 의의
2 그리스도교 출현의 의미와 신의 나라의 근본특질
3 두 나라를 종합하는 유형: 토마스와 헤겔
4 문제에 대한 비판적 해결의 길
제3장 칸트의 세계질서 이념
1 철학의 과제
2 세계질서의 도덕적·종교적 기초
3 세계질서의 조직원리
4 역사의 이념
제4장 나치스 세계관과 종교
1 근대 유럽정신의 전개
2 나치스정신과 그 세계관적 기초
3 나치스 세계관에서의 종교이념
4 유럽문화의 위기 문제
보론: 가톨리시즘과 프로테스탄티즘
옮긴이 후기: 신적인 것의 정치철학
저자
난바라 시게루
정치철학자. 도쿄제국대학 법과대 정치학과 졸업. 이후 내무성 관료로 있었으며, 도쿄제대 법학부 조교수로 유학, 런던정경대학?베를린대학?그르노블대학에서 연구했다. 귀국 후에는 법학부장, 이어 전후 도쿄대 초대 총장, 귀족원 칙선의원으로 신헌법 제정에 관여했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당시 수상 요시다 시게루와 대립하면서 전면강화를 주장했다. 퇴임 이후 일본학사원 원장을 역임했고, 일본 단가 아라라기 유파의 가인이었다. 무교회주의의 창설자 우치무라 간조에게서 배운 제자였으며, 마루야마 마사오에게 일본정치사상 연구를 강권했던 선생이었다. 저작으로는 『국가와 종교』 『피히테의 정치철학』 『조국을 부흥시키는 것』 『인간혁명』 『진리의 싸움』 『평화의 선언』 『대학의 자유』 『일본과 아메리카』 『인간과 정치』 『학문?교양?신앙』 『자유와 국가의 이념』 『현대의 정치와 사상』 『일본의 이상』 『정치철학 서설』 『난바라 시게루 서간집』 등이 있으며, 『난바라 시게루 전집』(전10권)으로 정리되었다.
역자
윤인로
독립출판 “파루시아” 편집주간, <신적인 것과 게발트(Theo-Gewaltologie)> 총서 기획자. 『신정-정치』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을 지었고, 『이단론 단편: 주술제의적 정통성 비판』 『국가와 종교』 『파스칼의 인간 연구』 『선(善)의 연구』 『일본 이데올로기론』 『일본헌법 9조와 비폭력』 『정전(正戰)과 내전』 『유동론(遊動論)』 『세계사의 실험』(공역) 『윤리 21』(공역) 『사상적 지진』등을 옮겼다.